호수와 금융,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 취리히

스위스 하면 많은 분들이 알프스의 설산이나 푸른 초원, 작은 산골 마을을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스위스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취리히(Zürich)입니다. 취리히는 스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도시이면서도 호수와 강, 오래된 골목과 현대적인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입니다. 금융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느긋하고 인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호수와 금융,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 취리히

1. 역사 — 작은 도시에서 유럽의 중심으로

취리히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로마 시대부터 이 지역은 중요한 교통과 상업의 거점으로 기능했고, 중세를 지나면서 점차 도시의 규모와 영향력을 키워갔습니다. 특히 16세기 종교개혁은 취리히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종교개혁가 울리히 츠빙글리가 이곳을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하면서 취리히는 유럽 종교사의 중요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후 취리히는 상업과 금융, 교육의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산업화와 철도의 발전은 도시의 성장에 더욱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스위스의 금융과 경제를 대표하는 도시가 되었지만, 구시가지 곳곳에는 중세 도시의 흔적과 종교개혁의 역사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2. 생활 — 부유하지만 과시하지 않는 도시

취리히의 첫인상은 ‘정돈되어 있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거리에는 쓰레기가 많지 않고 대중교통은 정시에 움직이며, 공공시설도 깔끔하게 관리됩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취리히는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로 자주 평가받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늘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사람들은 리마트강이나 취리히 호수 주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시간을 보냅니다. 도시 안에 자연이 가까이 있다는 점이 취리히 생활의 큰 특징입니다. 높은 생활비와 주거비는 분명 부담이지만, 그만큼 도시가 제공하는 안정성과 편리함도 상당합니다.

3. 음식 — 소박하지만 깊은 맛

스위스 음식은 화려한 미식보다는 추운 산악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치즈를 녹여 빵이나 감자와 함께 먹는 퐁뒤와 라클렛이 있습니다.

취리히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취리허 게슈네첼테스(Zürcher Geschnetzeltes)’가 있습니다. 얇게 썬 송아지고기를 크림소스와 함께 조리하고 감자 요리인 뢰스티를 곁들이는 음식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고기와 진한 소스, 바삭한 감자가 잘 어울립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초콜릿입니다. 스위스에서 초콜릿은 단순한 간식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에 가깝습니다. 취리히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초콜릿을 즐기는 일은 여행 중 잠시 속도를 늦추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4. 문화 —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함께 있는 곳

취리히의 문화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오래된 교회와 길드하우스가 있는 구시가지가 있는가 하면, 취리히 웨스트 같은 지역에서는 산업시설이 현대적인 상업·문화 공간으로 변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술을 좋아한다면 미술관과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쿤스트하우스 취리히는 스위스 미술을 비롯해 다양한 유럽 미술을 만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도시 곳곳에서는 전시와 공연, 디자인 관련 행사가 열립니다.

취리히의 대표적인 축제도 도시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봄에는 전통적인 봄 축제인 젝세로이텐이 열리고, 여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트리트 퍼레이드가 도시를 음악과 사람들로 가득 채웁니다.

5. 철학 — 정확함 속에서 여유를 찾다

취리히를 이해하는 데 ‘정확함’이라는 단어는 꽤 중요합니다. 시간 약속을 지키고, 규칙을 존중하며, 공공의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하지만 취리히의 매력은 단순히 정확하고 효율적인 도시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미있는 점은 그 정확함 속에서 개인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는 집중하지만 퇴근 후에는 호수에서 수영을 하거나 친구와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좋은 삶이란 무조건 더 많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개인의 시간을 적절하게 나누는 것이라는 생각이 도시의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취리히는 ‘성공한 도시’라기보다 ‘잘 사는 도시’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지도 모릅니다.

6. 음악 — 전통에서 현대까지

취리히의 음악문화 역시 상당히 풍부합니다.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에서는 클래식 공연이 꾸준히 열리고, 한편으로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클럽과 라이브 공연장도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취리히는 여름이 되면 음악과 야외문화가 더욱 활발해집니다. 대표적인 스트리트 퍼레이드는 전자음악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와 호수 주변을 행진하는 대규모 축제입니다. 전통적인 스위스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런 모습이야말로 오늘날 취리히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날씨 — 네 계절이 분명한 도시

취리히의 기후는 비교적 온화하지만 계절의 변화가 뚜렷합니다. 공식 관광 자료에서 제시하는 취리히의 평균적인 낮 최고기온은 1월 약 3℃에서 7월 약 24℃ 정도까지 차이가 납니다. 여름에는 따뜻하고 야외활동을 즐기기 좋으며, 겨울에는 춥고 눈이나 안개를 만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취리히의 날씨에서 재미있는 점은 호수와 강이 도시의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호수와 강에서 수영을 즐기고, 겨울과 늦가을에는 안개가 도시를 감싸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도시라도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줍니다.

8. 관광 — 유명한 명소보다 도시 자체를 걷는 여행

취리히를 여행한다면 가장 먼저 구시가지를 천천히 걸어보는 것을 추천할 만합니다. 그로스뮌스터와 프라우뮌스터, 리마트강 주변을 따라 걷다 보면 취리히의 오래된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취리히 호수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도시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금융회사와 사무실이 밀집한 도시 한가운데에 거대한 호수가 있고, 사람들은 그 주변에서 산책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취리히는 유명 관광지만 빠르게 찍고 지나가는 여행보다는 카페에 앉아 사람을 구경하고, 골목을 걷고, 호수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행이 더 잘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공식 관광 정보에서도 도시와 호수, 문화, 자연을 함께 즐기는 여행을 취리히의 중요한 매력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9. 교통 — 도시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움직이다

취리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가운데 하나가 대중교통입니다. 트램, 버스, 기차, 보트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 없이도 도시 대부분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취리히 교통망인 ZVV는 여러 교통회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1990년에 시작된 ZVV는 현재 스위스에서 가장 큰 교통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입니다.

취리히 중앙역은 스위스 각 지역으로 이동하기 좋은 거점이며, 공항 역시 도시와 연결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취리히는 단순히 머무는 도시인 동시에 스위스 여행을 시작하고 끝내기에 좋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10. 언어 — 독일어를 알면 도시가 조금 더 가까워진다

취리히는 독일어권 스위스에 속합니다. 공식적으로는 독일어가 사용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스위스 독일어, 즉 ‘슈바이처도이치(Schweizerdeutsch)’라고 불리는 방언을 많이 사용합니다. 글로 쓰는 언어와 실제 사람들이 대화할 때 사용하는 말이 다소 다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스위스 독일어가 독일에서 사용하는 독일어와 상당히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준 독일어를 사용해도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는 편입니다. 또한 스위스 전체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슈어라는 네 가지 국가 언어를 가진 다언어 국가입니다.

취리히를 여행하면서 독일어로 ‘Danke(감사합니다)’ 한마디를 건네보는 것도 좋습니다. 짧은 인사 하나가 낯선 도시를 조금 더 친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 취리히는 ‘사는 것’을 보여주는 도시입니다

취리히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여행자를 사로잡는 도시라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알아갈수록 매력이 커지는 도시입니다. 웅장한 랜드마크보다 오래된 골목이 좋고, 화려한 관광지보다 현지인의 일상을 보고 싶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역사적인 구시가지와 현대적인 금융가, 취리히 호수와 리마트강, 클래식 음악과 전자음악, 전통적인 음식과 세련된 카페가 한 도시에 함께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취리히가 흥미로운 이유는 ‘잘 사는 것’에 대한 하나의 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일하고, 질서를 지키면서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가족과 친구를 만나고, 음악과 음식을 즐기는 삶입니다.

그래서 취리히를 떠날 때 기억에 남는 것은 특정 관광지 하나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분위기일지도 모릅니다. 깨끗한 거리, 조용한 트램, 호수 위의 햇빛, 오래된 건물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

취리히는 결국 ‘무엇을 보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생각하게 만드는 도시입니다.

취리히 여행,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요?

취리히는 파리나 로마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랜드마크가 많은 도시는 아닙니다. 대신 오래된 골목을 걷다가 갑자기 호수가 나타나고,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로 트램이 지나가며, 조금만 이동하면 산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취리히 여행은 유명한 장소를 빠르게 돌아보는 것보다 도시의 분위기를 천천히 느끼는 방식이 잘 어울립니다.

특히 취리히는 대중교통이 매우 편리합니다. 트램과 버스뿐만 아니라 기차, 보트, 케이블카까지 하나의 교통망처럼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 없이도 여행하기 좋습니다.

1. 취리히에서 느껴지는 도시의 분위기

취리히에 처음 도착하면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조용한데 활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회사와 고급 상점이 많은 도시이지만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주변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트램이 조용히 거리를 지나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사람들이 강이나 호숫가에 앉아 햇볕을 즐깁니다.

도시 중심을 흐르는 리마트강과 취리히 호수는 취리히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도시 한가운데 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유럽 대도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특히 저녁 무렵 구시가지의 골목을 걸어보면 취리히의 진짜 매력을 느끼기 좋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낮보다 사람들이 퇴근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오히려 도시의 모습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2. 추천 여행코스

① 1일 코스 — 취리히 핵심만 보기

취리히를 하루만 여행한다면 욕심을 내서 주변 도시까지 이동하기보다는 시내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리히 중앙역 → 반호프슈트라세 → 린덴호프 → 구시가지 → 그로스뮌스터 → 프라우뮌스터 → 리마트강 → 취리히 호수 → 취리히 중앙역

아침에는 취리히 중앙역에서 시작합니다. 중앙역 주변은 교통의 중심이면서 구시가지로 이동하기도 편리합니다.

반호프슈트라세를 따라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핑 거리이지만 반드시 쇼핑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리 자체를 걸으면서 취리히의 도시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후 린덴호프로 이동하면 리마트강과 구시가지의 지붕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아 천천히 둘러보기 좋습니다.

오후에는 그로스뮌스터와 프라우뮌스터를 지나 구시가지 골목을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후 리마트강을 따라 걷다가 취리히 호수까지 내려가면 됩니다.

저녁에는 호수 주변이나 구시가지의 레스토랑에서 스위스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좋습니다.


② 2일 코스 — 취리히를 제대로 느끼기

첫째 날

구시가지 + 호수 + 시내 산책

취리히 중앙역
→ 린덴호프
→ 그로스뮌스터
→ 프라우뮌스터
→ 구시가지
→ 리마트강
→ 취리히 호수
→ 저녁 식사

첫날은 관광지보다는 도시를 익히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둘째 날

위틀리베르크 + 박물관 + 취리히 웨스트

아침에는 취리히의 대표적인 산인 위틀리베르크(Uetliberg)에 올라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상의 우토 쿨름은 해발 871m이며 취리히 시내와 주변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산책로도 잘 마련되어 있어 특별히 힘든 등산을 하지 않아도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후에는 쿤스트하우스 취리히나 스위스 국립박물관 등을 방문하고, 저녁에는 분위기가 조금 더 현대적인 취리히 웨스트 지역을 둘러보는 방법이 좋습니다.

이 코스는 ‘옛 취리히’와 ‘오늘날의 취리히’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③ 3일 코스 — 취리히와 주변까지 여행하기

3일 정도 시간이 있다면 하루는 취리히 근교에 투자해도 좋습니다.

1일차: 취리히 구시가지와 호수
2일차: 위틀리베르크 + 박물관 + 취리히 웨스트
3일차: 라퍼스빌 또는 라인폭포

특히 라퍼스빌은 취리히 호수 끝부분에 자리한 작은 도시로, 오래된 구시가지와 성, 호수 풍경을 함께 볼 수 있어 취리히와는 또 다른 스위스의 모습을 경험하기 좋습니다.

좀 더 웅장한 자연을 보고 싶다면 라인폭포도 좋은 선택입니다. 취리히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3. 취리히 주변에서 가볼 만한 곳

라인폭포

취리히에서 자연경관을 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생각해볼 만한 곳입니다. 유럽에서도 규모가 큰 폭포로 알려져 있으며, 거대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취리히 시내의 세련되고 차분한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도시 여행과 함께 넣으면 여행의 느낌이 훨씬 다양해집니다.

라퍼스빌

취리히 호수를 따라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흔히 ‘장미의 도시’라고 불리며, 성과 구시가지, 호수 풍경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대도시보다 작은 스위스 도시의 분위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입니다.

루체른

시간이 충분하다면 루체른도 추천할 만합니다. 취리히보다 관광지로서의 색깔이 강하고, 호수와 산, 구시가지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취리히가 ‘도시와 생활’을 보여주는 곳이라면 루체른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스위스다운 풍경’을 경험하기 좋은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기산

조금 더 자연과 산을 보고 싶다면 리기산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호수와 알프스 풍경을 함께 볼 수 있어 스위스 여행다운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잘 맞습니다.

다만 주변 도시와 산을 하루에 여러 곳씩 넣으면 이동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일정에 여유가 없다면 한 곳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여행 전에 알아두면 좋은 취리히 상식

첫째, 스위스는 생각보다 비쌉니다.

취리히 여행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예산에 대한 마음의 준비’입니다.

식사와 숙박, 교통비 등이 한국에서 생각하는 유럽 평균보다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저렴한 여행을 계획하기보다는 하루 예산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여러 번 하면 여행 경비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점심은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하고 저녁에 제대로 된 스위스 음식을 먹는 방법도 좋습니다.

둘째, 유로가 아니라 스위스 프랑입니다.

스위스의 공식 화폐는 스위스 프랑(CHF)입니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가 많기 때문에 스위스에서도 유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본적으로 스위스 프랑을 사용합니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 많기 때문에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그래도 소액 현금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세요.

취리히는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트램, 버스, 기차, 보트 등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짧게 머무르는 여행자라면 Zürich Card를 검토해볼 만합니다. 현재 24시간권과 72시간권이 있으며, 취리히 시내와 주변 일부 구역의 트램·버스·기차·보트·케이블카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여러 박물관 입장 혜택도 포함됩니다. 공항과 시내 사이의 이동도 포함됩니다.

다만 근교 여행을 많이 할 예정이라면 Zürich Card가 모든 지역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행 일정에 맞춰 별도의 기차표나 패스를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트램은 ‘당연히 멈추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취리히의 트램과 보행자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구간이 많습니다.

횡단보도나 트램 선로를 건널 때는 주변을 잘 살펴야 합니다. 트램은 도시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익숙하지 않다고 특별히 천천히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다섯째, 일요일에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스위스는 한국보다 상점의 영업시간이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상점이 많기 때문에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관광과 산책을 하기에는 일요일이 나쁘지 않습니다. 상점 대신 호수와 공원, 산책로를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5. 취리히 여행 준비물

취리히 여행에서 특별히 많은 물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래 준비물은 챙겨두면 여행이 훨씬 편해집니다.

꼭 준비하면 좋은 것

여권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입니다. 숙소 체크인이나 각종 상황에 대비해 여권 사본이나 디지털 사본도 별도로 보관해두면 좋습니다.

해외결제 카드

취리히에서는 카드 결제가 편리한 편이므로 해외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위스 프랑 소액 현금

카드가 주된 결제수단이 되더라도 비상용으로 어느 정도 준비해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유심 또는 eSIM

지도와 교통정보를 계속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은 사실상 필수입니다.

편한 신발

취리히 여행은 생각보다 걷는 시간이 많습니다. 구시가지의 돌길과 호숫가, 산책로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에 상당한 거리를 걷게 됩니다.

멋있는 신발보다 오래 걸어도 발이 편한 신발을 추천합니다.

얇은 겉옷과 우산

알프스 주변 지역은 날씨 변화가 빠를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아침저녁 기온 차이가 큽니다. 얇은 겉옷을 준비해두면 활용도가 높습니다.

보조배터리

지도, 카메라, 번역기, 교통 앱 등을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가 있으면 좋습니다.

여행용 어댑터

스위스의 전기 콘센트는 한국과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여행용 멀티 어댑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옷은 어떻게 준비할까요?

취리히는 계절에 따라 옷차림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봄과 가을에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겹을 겹쳐 입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에는 낮에 따뜻하지만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팔만 준비하기보다는 얇은 긴팔이나 가벼운 재킷 하나를 챙기는 것이 편합니다.

겨울에는 기온이 낮고 눈이나 비가 올 수 있으므로 방한용 외투와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신발이 필요합니다.

특히 위틀리베르크나 주변 산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시내 관광을 할 때보다 조금 더 따뜻하고 편안한 복장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취리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취리히를 여행하면서 가장 아쉬운 경우는 너무 많은 곳을 하루에 넣는 것입니다.

아침에 취리히를 보고 오후에 루체른을 갔다가 다시 취리히로 돌아오고, 다음 날에는 라인폭포를 갔다가 또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식으로 여행하면 스위스를 많이 본 것 같지만 정작 취리히는 거의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취리히는 천천히 걸어야 보이는 도시입니다.

아침에는 구시가지의 골목을 걷고, 점심에는 현지 음식을 먹고, 오후에는 호수에 앉아 잠시 쉬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날씨가 좋다면 트램을 타고 목적지로 바로 가지 않고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도시를 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하루 정도는 위틀리베르크에 올라가 취리히 전체를 내려다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시 안에서 바라보는 취리히와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취리히는 상당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결국 취리히 여행의 매력은 ‘많이 보는 것’보다는 도시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경험하는 것에 있습니다.

금융의 도시이면서 호수의 도시이고,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인 문화가 함께 있으며, 바쁜 도시이면서도 자연과 휴식이 가까운 곳.

그런 의미에서 취리히는 스위스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로도 좋고, 다른 알프스 지역을 여행한 뒤 잠시 쉬어가는 마지막 도시로도 잘 어울립니다.